지난 주일 예배에 얼굴이 어둡고 몸도 많이 야윈 한 청년이 성전 뒷자리에 앉아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인사를 나누는데, 청년이 말을 건넵니다. “목사님, 상담을 좀 받을 수 있을까요?”, “예, 그럼요” 청년과 함께 목양실로 들어와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청년이 첫 단어를 꺼낼 때, 제 마음에 “아, 이 청년 지금 도와달라는 얘기를 하러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에 있다가 보면 구제를 요청하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시기 때문입니다. 청년은 주저하다가 어렵게 얘기를 꺼냈습니다. “친구에게 배신을 당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잃었어요. 친구 아버지의 집이 교회 뒤여서 몇날 며칠을 그 친구를 기다리며 노숙을 했습니다. 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하는 성격이라 몇안되는 절친인데... 그 친구를 기다리는데, 오지 않더라구요. 기다리던 차에 밥도 먹을 수 없었고, 당뇨가 심해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인슐린도 떨어진 상태입니다.” 청년은 자신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주머니에서 인슐린 주사를 꺼내 제게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시골에 계신 어머니에게로 내려 가려고 하는데, 차비도 없는 상태이고요.”

청년은 어려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한 상태이고, 혼자살고 계시는 어머니에게로 가서 정착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스물여덟살 정도 된 청년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어려서 갈증을 많이 느끼고 소변을 자주 보았는데, 그것이 당뇨인줄은 몰랐어요. 아버지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셔서 병원에 갈 수가 없었고, 지금은 인슐린을 맞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많이 원망스러워요.” 저는 이 청년에게 복음을 전해 주었습니다. “하나님은 형제님을 사랑하십니다.” 청년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어렸을 적 교회 누나를 좋아해서 교회를 열심히 다녔어요. 찬양팀에서 봉사도 했고요. 그런데 질이 안좋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신앙생활을 하지 못했어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된 것 같아요.” 고개를 숙이는 청년에게 다시 예수님을 소개하고, 시골에 내려가면 어머니와 함께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라고 권면을 했습니다. 그리고 인슐린 비용과 여비 조금을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저는 이 청년의 다음 이야기를 모릅니다. 그러나 주님이 이 청년을 포기하지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전도는 전하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오순절 성령강림사건 이후에 제자들의 삶은 변화되었습니다. 의심에서 확신으로, 절망에서 소망으로, 육적인 삶에서 영적인 삶으로, 무기력한 삶에서 능력 있는 삶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성령님을 통해 교회가 세워지고,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증거하는 전도자들이 세워졌으며, 교회는 부흥했습니다. 스데반의 순교와 같은 아픔도 있었지만, ‘고난 속에 담긴 하나님의 지혜’를 통하여 전도자들이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기 시작했습니다(행8:1).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전도를 어렵게 생각합니다. 이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나 ‘소명의식의 결핍에서 발생하는 영적인 게으름’, ‘메마른 영의 상태’로 인한 것입니다. 전도는 성령님께 믿음으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나심과 능력으로 하여 너희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 다만 하나님의 능력에 있게 하려 하였노라”(고전2:4-5) 사도행전 8장의 빌립은 성령님께 믿음으로 반응했습니다. “주의 사자가 빌립에게 말하여 이르되 일어나서 남쪽으로 향하여 예루살렘에서 가사로 내려가는 길까지 가라 하니 그 길은 광야라”(행8:26) 왜 이곳입니까? 왜 이 사람입니까? 왜 지금입니까? 라고 묻지 않았습니다. 그저 성령님의 선하심에 반응한 것입니다. 그랬더니 성령님께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람을 만나게 하셨습니다. 빌립의 전도를 보면 전적으로 성령께서 인도하심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전도의 시작부터 진행과 마지막 끝까지 전적으로 성령의 역사로 되어 졌습니다. “주의 영이 빌립을 이끌어간지라”(행 8:39) 빌립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했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 시급한 것은 없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 아닌 생명입니다. 주님은 이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십니다(마16:26). 그래서 바울은 감옥에서 조차 전도의 문이 열리도록 해달라고 중보를 요청합니다. “하나님이 전도할 문을 우리에게 열어 주사 그리스도의 비밀을 말하게 하시기를 구하라 ”(골 4:3) 샬롬.